DNA에서 RNA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 RNA가 항상 원본 그대로 사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포에는 이미 만들어진 RNA의 글자를 화학적으로 바꾸는 효소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ADAR입니다.
더 신기한 점은 ADAR가 RNA의 A를 바꿔 세포가 사실상 G처럼 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ADAR 효소란 무엇일까?
ADAR는 Adenosine Deaminase Acting on RNA의 약자입니다.
주로 이중가닥 형태를 가진 RNA를 인식해 RNA 속 아데노신(A)을 이노신(I)으로 바꾸는 효소입니다. 이를 A-to-I RNA 편집이라고 합니다.
인간에게는 촉매 활성을 가진 ADAR1과 ADAR2가 있으며, ADAR3도 존재하지만 현재까지 활성 있는 RNA 편집 효소로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A를 어떻게 I로 바꿀까?
ADAR는 RNA의 아무 A나 무작정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이중가닥 RNA 구조에 결합한 뒤 편집할 아데노신을 RNA 이중나선 밖으로 뒤집어 자신의 활성 부위로 가져옵니다. 이를 ‘base flipping’이라고 합니다.
그다음 아데노신의 아미노기를 제거하는 탈아미노화 반응을 일으켜 아데노신을 이노신으로 변환합니다. 이 과정에는 ADAR 활성 부위의 아연 이온도 관여합니다.
마치 책에서 특정 글자 하나만 집어내 수정액으로 고치는 것과 비슷합니다.
왜 이노신은 G처럼 읽힐까?
여기서 중요한 일이 벌어집니다.
세포의 번역 장치인 리보솜은 RNA의 이노신을 대부분 구아노신(G)처럼 해석합니다. 그래서 DNA에는 A가 있었는데 RNA 수준에서는 A가 G로 바뀐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나타납니다.
만약 단백질을 만드는 코돈에서 이런 편집이 일어난다면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ADAR는 왜 RNA를 편집할까?
ADAR의 역할은 단백질 종류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특히 ADAR1은 세포 안에서 만들어진 이중가닥 RNA를 편집함으로써 우리 자신의 RNA가 바이러스 RNA로 잘못 인식되는 것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즉 ADAR는 RNA 편집 효소이면서 면역체계가 ‘내 RNA’와 위험 신호를 구별하도록 돕는 시스템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DNA 자체도 바뀌는 걸까?
아닙니다.
ADAR가 바꾸는 것은 DNA 염기서열이 아니라 DNA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RNA입니다.
따라서 DNA 원본을 뜯어고치는 유전자 돌연변이와는 다릅니다. 원본 책은 그대로 두고 복사본의 한 글자를 수정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결국 ADAR는 RNA의 아데노신을 이노신으로 바꾸고, 세포는 이노신을 주로 G처럼 읽습니다.
DNA 정보가 RNA로 옮겨진 뒤에도 세포가 그 정보를 다시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RNA 편집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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