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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플로우

생명체처럼 따뜻한 환경에서 양자현상이 유지될 수 있을까

by 콘비벤씨아 2026. 9. 7.

양자현상은 극저온 실험실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데, 사람의 체온은 약 37℃입니다. 게다가 세포 안은 물과 단백질, 수많은 분자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복잡한 환경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명체 안에서도 양자현상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따뜻한 환경에서는 양자상태가 쉽게 깨진다

양자 결맞음이나 중첩 같은 상태는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 빠르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이를 ‘탈결맞음(decoherence)’이라고 합니다.

생명체 내부는 따뜻하고 물이 많으며 분자의 움직임도 활발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립된 양자상태를 유지하기에는 불리한 환경입니다. 2025년 Chemical Society Reviews의 양자생명과학 리뷰에서도 이것을 생체 내 양자현상을 연구하기 어려운 핵심 이유로 설명합니다.

그렇다고 양자현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양자현상이 ‘오랫동안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과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전자나 양성자의 터널링처럼 아주 짧은 시간과 작은 거리에서 일어나는 양자효과라면 생명체처럼 따뜻한 환경에서도 화학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즉 얼음처럼 차가운 환경이 아니어도 충분히 빠른 양자현상은 생체 반응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생명체에서 연구되는 양자현상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사례로 효소의 수소 터널링, 광합성 복합체의 짧은 양자 결맞음, 철새의 자기장 감지와 관련된 라디칼쌍 반응 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광합성에서는 펨토초 수준의 매우 빠른 분광학 실험을 통해 결맞음 현상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결맞음이 광합성 효율을 직접 높이는 핵심 원인인지는 여전히 논쟁이 있습니다.

생명체가 양자상태를 보호하는 걸까?

단백질 구조나 분자의 주변 환경이 특정 양자과정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체가 양자컴퓨터처럼 양자상태를 오랫동안 보호한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오히려 일부 생체반응에서는 양자현상이 사라지기 전에 매우 짧은 시간 동안 필요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더 현실적인 설명입니다.

따뜻한 생명체와 양자역학은 공존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정확한 결론은 이렇습니다.

따뜻하고 복잡한 생명체에서는 긴 시간 동안 섬세한 양자상태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모든 양자효과가 긴 결맞음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터널링이나 짧은 시간의 양자 동역학처럼 생체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현상들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질문은 “생명체 안에도 양자역학이 존재하는가?”가 아닙니다.

모든 분자 자체가 이미 양자역학의 법칙을 따릅니다.

진짜 흥미로운 질문은 그 양자효과 가운데 어떤 것이 실제 생명현상에 의미 있는 기능을 하고 있느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