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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플로우

냄새를 양자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가설

by 콘비벤씨아 2026. 9. 6.

냄새를 맡는 순간 우리 코에서는 단순한 화학반응만 일어나는 걸까요? 일부 과학자들은 냄새 분자의 ‘모양’뿐 아니라 분자가 떨리는 진동까지 후각 수용체가 구별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이른바 ‘후각의 진동 이론’입니다.

후각의 진동 이론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냄새 분자는 코의 후각 수용체와 결합하고, 수용체가 활성화되면서 뇌에 신호가 전달됩니다. 분자의 모양과 화학적 성질이 어떤 수용체와 결합하는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 기본입니다.

진동 이론은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을 더합니다. 냄새 분자가 가진 고유한 분자 진동도 수용체가 냄새를 판별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양자역학은 어디에서 등장할까?

1990년대 루카 투린은 후각 수용체에서 ‘비탄성 전자 터널링’이 일어날 수 있다는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냄새 분자가 수용체에 들어오면 전자가 양자 터널링으로 이동하고, 이 과정에서 분자의 특정 진동 에너지와 맞아떨어질 때 전자 이동이 촉진된다는 아이디어입니다.

쉽게 말하면 분자의 모양이 출입증이라면 진동 주파수는 비밀번호처럼 추가로 확인된다는 설명입니다.

같은 모양인데 진동이 다르면 냄새도 달라질까?

이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수소를 중수소로 바꾼 분자를 사용했습니다. 동위원소 치환은 분자의 전체적인 형태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진동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사람과 초파리 실험에서는 동위원소가 다른 물질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됐습니다.

왜 아직 정설이 아닐까?

반대 결과도 있습니다. 2015년 PNAS 연구에서는 여러 후각 수용체를 이용한 실험에서 진동 이론이 예측하는 수용체 수준의 반응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또 동위원소를 바꾸면 진동 외의 물리·화학적 특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냄새 차이를 곧바로 양자 터널링의 증거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냄새는 정말 양자역학으로 설명될까?

현재로서는 냄새 전체를 양자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후각의 진동 이론과 전자 터널링 모델은 지금도 연구되는 흥미로운 가설입니다. 2025년에도 냄새 분자의 진동과 터널링을 연결하는 이론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하지만 후각 수용체 안에서 실제 양자 터널링이 냄새 인식을 결정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 가장 정확한 결론은 이렇습니다. 냄새 분자의 구조와 화학적 상호작용이 후각에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며, 여기에 분자 진동과 양자 터널링이 추가적인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연구 중입니다.